올해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웠던 목표 중에 하나가 "1년 동안 옷을 사지 않기" 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의류"와 "가방"입니다. 신발은 전에 신던 플랫슈즈가 낡아 새 신발을 마련했습니다. 4월 초인 지금까지 아직 옷을 한번도 구입하지 않았고, 앞으로 9개월 동안 계속 지킨다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옷을 구입한 것은 작년 10월에 겨울 코트와 스웨터를 산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1년 동안 옷을 사지 않는 다는 생각은 제가 가진 옷이 많아서 인것은 아닙니다.
1년동안 옷을 사지 않기로 한 것은 크게 세가지 이유에서 입니다.
- 미니멀리즘적인 삶 지향
- 코로나로 인한 외출제한, 재택근무
- 옷 사는 습관을 바꾸기
미니멀리즘적인 삶 지향
처음부터 미니멀리즘적인 삶을 지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국을 떠나고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워낙 이사를 여러번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할 때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옮기는 과정을 경험하다 보니 필요하지 않는 물건은 사지 않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여행 중기념품을 살 때도 필요한 물건을 찾아 구입하거나 사지 않습니다. 물건을 수집목적으로 모으는 것 또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건 정리를 잘하거나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미니멀리즘으로 사니 집을 정돈된 상태로 유지하기 쉬운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한 내가 가진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컨트롤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지금 가진 옷이 결코 많은 것이 아닌데도, 옷을 정리할 때 보면 옷장에 있었다는 사실 조차 잊은 옷들도 있었습니다. 옷 또한 어떤 아이템을 어디에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외출제한, 재택근무
만약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극단적으로 옷을 아예 구입하지 않는다기 보다는 계절마다 몇벌 구입할 것인지 제한을 두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작년 말부터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만약에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가더라도 전에 입었던 옷을 입고 가면 됩니다. 가끔 산책할 때와 마트를 갈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산책과 마트에 갈때는 전에 입던 편한 옷을 입으니, 굳이 새로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옷 사는 습관 바꾸기
- 전에는 보통 시간이 날 때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구경하고, 원하는 류의 아이템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면 구입했습니다.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아도 저렴해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이 들면 구입했습니다. 몇번을 입으면 괜찮은데 다음에 또 계절이 와 다시 꺼내놓고 보면 마음에 들지가 않습니다. 또는 그런데 딱히 낡은 것도 아니고, 유행을 타는 것도아니다 보니 처분을 해버리기에는 아까운 옷이 꽤 많았습니다.
올해에는 계속 갖고 있기에는 지루하고 처분하기에는 아까운 옷들을 집중적으로 많이 입어 처분하기에 아깝지 않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패스트 패션에서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작년부터인가 이곳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Nachhaltiger Mode"라는 단어를 자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Nachhaltiger Mode"는 독일어로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Zara와 H&M에서 이 단어들을 쓰니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그저 마케팅의 일종일 뿐 아니라 그들이 정말 환경과 옷을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들을 개선할 의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전에는 스파 브랜드에서 저렴한 옷을 사고, 몇번 입고 버려도 부담없다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물건하나도 쉽게 쓰고 버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구입할 때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구입하려고 합니다.
옷을 사지 않기로 결심한 앞으로의 기간동안에는,
- 이미 가지고 있는 옷들을 잘 관리해서 입기
- 부족한 패션센스를 채우기 위한 정보들을 찾아보기
- 위의 두가지를 바탕으로 나에게 필요하고 또 갖고 싶은 아이템들을 찾아서 스크랩하기
등을,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해보려고 합니다. 다행인 점은 이곳은 한국처럼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매년 겨울 코트의 어깨선, 길이 등이 미묘하게 달라져 해가 지나면 촌스러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해마다 타겟이 되는 특정한 트렌드 크게 휘둘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럽에서는 정장을 차려 입어야 하는 상황이거나 드레스코드가 특별히 있는 곳이 아니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입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유행 또한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2022년이 되어 옷이 사게 된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고 합니다.
- 구입하려고 생각해 둔 아이템만 사기
- 한 부분이라도 마음이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부분이 마음에 들더라도 절대 사지 않기
- 웬만해서는 온라인으로 옷을 사지 않기. 되도록이면 입어보고, 만져보고 소재를 본 후 구입하기
- 착장해보고 핏이 맞지 않으면 절대 사지 않기
- 되도록이면 자주,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기
- 계절당, 일주일에 출근할 옷 5벌, 주말에 외출할 때 옷 3벌, 운동복 2벌,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3-4벌, 잠옷 3벌 정도만 있으면 충분할 것 같다. 혹시 행사가 생기는 등 특별한 날에 입을 옷이 필요하더라도 미리 사놓지 않고 바로 그 일 앞에 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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