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린츠에 있는 렌토스 미술관(Lentos Kunstmuseum)에 다녀왔습니다. 렌토스 미술관은 하웁트 플라츠(Hauptplatz)를 지나 바로, 도나우 강을 건너기 전에 있습니다.
사진에서 배 뒤로 오른쪽 검정색으로 보이는 건물입니다.
월요일엔 휴관이고, 화요일부터 일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목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엽니다.
입장료는 성인 8유로이지만 린츠 문화 카드를 전에 구입해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건물외관 전체에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반대편에 있는 아스 일렉트로니카 역시 밤에는 건물 외관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는 가끔씩 와서 야경을 볼만한 것 같습니다.
렌트스 미술관은 멀리서 보면 건물이 매우 커 보이는 중간 부분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 생각만큼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술관 입구 맞은편에는 카페가 있습니다.
작년 11월쯔음에도 한번 왔었는데 그동안 다른 특별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두개의 특별전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Extraordinaire!(비범한) 전이 인상깊었습니다.
우선 자세한 설명을 읽지 않고, 전시회를 한반퀴 돌았봤을 때에는 소박하고 아마추어 느낌이 많이 나기도 하고, 뭔가 기괴한 것 같기도 해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1800년 대 후반, 1900년대 초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이 그린 그림이라는 설명을 읽고 서는 약간의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그제서야 한바퀴 돌면서 본 그림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1850년경 그당시에 이미 스위스에서는 미술 테라피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빽빽하게 쓴 종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종이를 보니 중.고등학교 때 빽빽이 또는 깜지라고 불렀던 영어단어를 쓰면서 외우거나 요약 정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림만 봐도 몹시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정신적으로 느끼는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그림 같았습니다.
위에 그림은 1924년 잘츠부르크의 정신병원에 있던 환자가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몸을 틀어내는 기계는 환자가 정신병원 안에서 느끼는 속박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위에 그림도 남자는 앞을 향해 앉아 있지만 영혼은 희미하게 뒤를 돌아 보는 듯 합니다.
요제프 칼 래들러(Josef Karl Rädler)는 그의 인생 말년 25년 동안을 정신병원에서 머물며 4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오기 전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눈에 봐도 프로 화가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신질환 환자들의 예술에 관한 책도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정신질환은 눈에 보이지 않고, 환자의 행동과 말로 그 징후를 확인 할 수 있는데, 그림은 그들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습니다.
다른 특별전은 오토 찌트코(Otto Zitko)라는 화가의 특별전이었습니다. 그의 그림들은 낙서같이 무질서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유화는 심미적으로는 좀더 아름답고 무질서함을 덜하지만 그림표면이 매우 두껍고 거칠었습니다. 전체적으로 Otto Zitko의 그림들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특별전을 다 보고 나서 상설전을 보았습니다. 상설전이니 작년 말에 와서 본 것과 같았습니다.
클림트의 작품도 한점 있었습니다. 아래 콜라쥬는 클림트 특유의 색상 분위기가 났는데, 클림트의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에곤 쉴레와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도 한점씩 있었습니다. 오스카 코코슈카의 그림은 린츠 도나우 강의 풍경을 그린 거라 더 의미가 있네요.
한눈에 딱봐도 앤디 워홀이죠. 앤디 워홀 작품도 한점 있었습니다.
흑백 사진들도 있었고, 설치 미술 작품도 있었습니다.
가을에 특별전이 바뀌면 또 다시 와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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