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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날 덕수궁 근처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찾았습니다. 이때는 아직 에드워드 호퍼전을 준비하는 중이라서 상설전만 있었어요. 상설전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상설전 중에서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전이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천경자 화백의 전시회는 전에도 아주오래전에 시립미술관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랑은 전시된 그림들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전시회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천경자 화백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지를 여행하며 그곳의 풍속을 그림에 녹여서 그렸습니다. 천경자 화백의 이름과 그림풍은 익숙하지만, 1924년에 태어난 저희 할머니 세대의 사람인데도, 그 당시에 세계 여행을 하며 그림도 그리고, 대학교수까지 지냈다는 건 이번에 처음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삶이 부러워져 전시회에 같이 간 남편한테, "나도 세계여행하면서 그림 그리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어" 라고 하니 그렇게 해주겠다고 하네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그림을 그리는 재능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천경자 화백이  다양하고 풍부한 채색과 부드러운 선으로 그린 작품들을 관람하는 동안 꿈속에서 걸어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그린 그림들 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이국적인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전시회장을 떠나기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미술관 건물은 현대적인 스타일입니다.

백남준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도 있었습니다.

미술관 안에 있는 서점에서 책도 구입해보았습니다. 백남준작가에 관한 책은 중간에 독일어가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집에서 다시 보니 독일인 작가가 쓴 책을 한국인 번역가가 번역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남편이 된 남자친구와 덕수궁 돌담길도 걸어보았습니다. 이때 저는 "덕수궁 돌담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대"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제가 착각했던 것이었네요. 덕수궁 돌담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이 있었던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건 옛말이고, 이제는 끊어졌던 구간이 복원되어 괜찮다고 하네요. 

이날 날씨가 비가 오다가 그치다가를 반복하다가 끝내는 폭풍우가 일고 말았습니다. 경복궁 근처로 가는 길이었는데, 비바람이 몰아쳐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구시청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구시청 건물에 서울에 관한 전시와 예전 시장실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독일인 남편이 서울 시장이 되었다며 신나하면서 기념사진도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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