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터제(Attersee)는 클림트가 여름에 머물며 그림을 그리고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또 총면적 46km², 최저수심 169미터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이기도 합니다.
아터제는 오스트리아에서 산과 호수로 유명한 짤츠캄머굿(Salzkammergut)에 위치해 있습니다. 할슈타트로부터는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저는 지난 10월 초에 아터제(Attersee)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따라 유난히 10월초에 추워져서 그런지 이날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옷을 더 두껍게 입고 올걸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또 산속에 있어서인지 도시보다 기온이 3-4도 정도는 낮았던 것 같습니
이날 기차를 타고 여행했습니다. 아터제는 크다보니 도착지를 정해줘야 했습니다. 주요 목적지는 구스타브 클림트 센터(Gustav Klimt-Zentrum)여서 아터제역(Attersee Bahnhof)이 아닌 캄머-쉐르플링역(Bahnhof Kammer-Schörfling)에서 하차 했습니다.
아터제에 있는 구스타브 클림트 센터에서는 클림트의 오리지널 작품을 볼 수는 없습니다. 클림트의 작품이 워낙 고가이다보니 보유하기도 관리하기도 힘들긴 할 것입니다. 같이 갔던 독일인 남자친구가 말하기를 "오징어 게임에서 상금 456억원을 받더라도 클림트 작품 하나를 사기 어려울 거야." 그도 그럴것이 클림트의 웬만한 작품은 1000억대 이상을 호가합니다.
그래도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서 클림트가 아터제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클림트를 좋아한다면 가볼만 한 것 같습니다.
클림트가 아터제 어느 곳에서 어떤 작품들을 그렸는지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여러해에 걸쳐 여름동안 이곳에서 머물면서 아터제의 여름풍경을 아름다운 작품들로 담아냈습니다.
엽서에 "Laune(기분)", "Bierverhältnisse(맥주 비율)", "Durst(목마름)" 등을 적는 항목이 있다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이 엽서를 쓴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클림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클림트의 필체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정돈되지 않았습니다.
각 글자마다 크기 차이가 크고, 줄도 맞춰지지 않아 삐뚤빼둘 합니다. 꽤나 악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에밀리에 플뢰게는 디자이너겸 사업가였습니다. 구스타브 클림트의 남동생 에른스트 클림트와 에밀리에 플뢰게(Emilie Flöge)의 여동생 헬레네 플뢰게(헬레네 Flöge)가 결혼해 둘은 사돈 지간이었습니다. 구스타브와 에밀리에는 플라토닉한 소울메이트로 지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 "키스"의 모델이 구스타브와 에밀리에라고 분석합니다.
전시회에는 그외에도 클림트가 아터제에서 그렸던 작품들 하나하나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설명들이 있었습니다. 클림트 센터에서 나와 호수쪽으로 가는 길에 캄머 성(Kammer Schloss)가 있습니다.
캄머성으로 가는 길은 유명한 클림트의 그림 "캄머 성으로 가는 길(Allee zum Schloss Kammer, 1912)"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이날 날씨가 오전에는 날씨가 흐렸습니다. 아터제에는 되도록이면 맑은 날에 가능하면 여름에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레스토랑 랑고스티노스(Restaurant Langostinos)에 갔습니다.
분위기가 좋은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오프닝 시간 조금 지나서 가서인지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에피타이저(Vorspeise)로 허브버터(Kräuterbutter), 소금이 올려진 치즈, 연어알이 올려진 피쉬 페이스트(Fischpaste)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빵이 나왔습니다.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주메뉴였던 Hechtsteak. Hecht(강꼬치고기, Northen pike)라는 생선을 처음 먹어보았는데, 흰색 살이 매우 부드러웠습니다. 조리도 생선 고유의 맛을 잘 살리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레스토랑 직원분이 갓잡은 생선이라고 했는데 정말 신선하고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군침이 돌며 다시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마신 음료는 레스토랑 직원분이 추천해주신 걸로 마셨는데 마실 때는 달콤한테 끝맛이 썼습니다.
깨끗하게 비워진 접시를 보고 레스토랑 직원은 "접시를 비웠기 때문에, 햇빛이 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구름이 낀 날씨라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남자친구 설명으로는 독일어 관용 표현으로,
"Iss deinen Teller leer, dann gibt's morgen schönes Wetter" (접시를 비우도록 먹으면,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것이다)와 같이 접시를 깨끗하게 비워서 먹으면 햇빛이 난다는 표현이 있다고 하네요.
점심을 먹고 나와 호숫가를 거닐었습니다. 간혹 간식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지 새들이 사람 가까이 오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호수 물이 매우 깨끗하고 투명합니다.
걷다보니 신석기 시대에 수상가옥이 있었고, 그 시대에 발견된 유물 모형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이 수상가옥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오후가 되니 오전보다 더 많은 햇빛이 비추면서 좀더 따뜻해졌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큰 건물은 캄머 성(Kammer Schloss)입니다.
오후가 되니 더 많은 배가 호수 위에 있었고, 윈드 서핑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나무 뒤에는 클림트가 아터제에 있는동안 묵었던 파울릭 빌라(Villa Paulick)이 있습니다. 이 빌라는 에밀리에, 헬레네 플뢰게 자매의 외가 소유였다고 합니다.
빌라안을 볼 수 있는 가이드도 있다고 하네요. 여행 전에 미리 알아보지 않아서 건물 밖에서만 보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캄머 쇠르플링역 방향으로 돌아와서 버스를 타고 구스타브 말러 작곡 하우스(Gustav-Mahler-Komponierhäuschen)로 향했습니다.
말러 하우스가 있는 Seefeld에 도착!
말러 하우스 가는 길에 캠핑장이 있었습니다.
말러 하우스는 작디 작았습니다. 사진으로 보고 알고 간 것이긴 했지만 작았습니다. 그래도 내부에 피아노, 책상, 장식품이 있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건물안에서 누군가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고, 또다른 한 사람은 디지털 장비로 녹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밖에는 크게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방음이 잘되었던 편이었습니다.
말러는 1893년부터 1896년까지 여름에 집중적으로 이곳에서 작곡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말러의 가족들도 함께 아터제로와 여름 휴양을 즐겼다고 합니다. 1896년 이후로는 새 세입자와 의견 충돌로 이곳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이후 이 건물은 세탁실, 도축장, 위생 시설등올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985년 비로소 말러 작곡 하우스(Gustav-Mahler-Komponierhäuschen)로 되돌아왔고, 방문객들이 찾아 올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말러 하우스 내부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역 근처에서 보았던 것과 달리 더 파란색 빛을 띄는 호수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곳에 있으니 마치 바다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니 어느새 해질녁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호수위에서 반짝이는 햇빛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아터제는 아름다운 호수였고, 다음에 올 기회가 있다면 여름에 와보고 싶습니다. 제가 수영이나 수상 스포츠를 즐겼다면 이번이 첫방문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와봤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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