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덴츠 궁전(Residenzschloss) 건물의 역사는 1200년대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점차 건물이 추가되어 지어졌다고 합니다. 여러시대에 걸쳐 건물들이 지어졌기 때문에, 지어진 시기에 따라서 바로크 부터 네오 르네상스 스타일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1500년대부터 1800년대까지 400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작센의 선제후 겸 폴란드 왕이 이곳에 거주했다고 합니다. (선제후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를 선정하는 역할을 제국 내의 영주라고 합니다.) 그런만큼 작센의 보물들이 레지덴츠 궁전에 많이 모여 있습니다. 드레스덴을 방문한다면 레지덴츠 궁전의 박물관들을 꼭 관람해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레지덴츠 궁전은 낮에 보아도 멋지지만 밤에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멋졌습니다.
티켓 판매소가 있는 곳입니다. 독특한점은 안뜰 천장이 유리로 덮혀져 있어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아 좋은 것 같습니다.
레지덴츠 궁전은 크게 Grüne Gewölbe(그뤼네 게뵐베/녹색 아치 천장), Kupferstich-Kabinet(쿠퍼슈티히 카비넷, 판화 카비넷), Münzkabinett(뮌쯔 카비넷/주화 카비넷), Rüsterkammer(뤼스터캄머/무기고) 등의 박물관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는 드레스덴 시티카드로 박물관들을 관람했습니다. 다만 그뤼네 게뵐베는 Neues Grüne Gewölbe와 Historisches Grüne Gewölbe 두곳으로 나뉘어 지는데 드레스덴 시티카드로는 Neues Grüne Gewölbe로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Historisches Grüne Gewölbe 는 하루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미리 티켓을 사놓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Historisches Grüne Gewölbe
Gewölbe를 찾아보니 "궁륭"이라고 하는데 내부 사진을 보면 아치가 교차하면서 천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Neues Grüne Gewölbe와 Historisches Grüne Gewölbe로 나뉘어 집니다. Historisches Grüne Gewölbe는 멋지게 장식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입장할 때 모두 오디오 가이드를 받아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벽과 기둥이 거울로 덮혀져 있어 그 사이에 서서 거울을 보면 끝없이 자기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거울과 금장과 수많은 보물장식들로 내부가 화려합니다.
2019년 11월에 이곳에 안타까운 도난 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약 7명으로 추정되는 강도들이 몇 분만에 1억 1380만 유로 이상의 보험가치가 있는 총 4300개의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21개의 보석과 미술품들이 도난되었다고 합니다. 당국은 50만 유로의 포상금을 걸고 수사를 했는데, 끝내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합니다. 용의자는 독일국적을 가진 아랍계 갱단으로 수년형의 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관람하면서 보안이 매우 취약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Neues Grüne Gewölbe에는 작품들 하나하나가 유리관 속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Historisches Grüne Gewölbe 보안 장치 없이 방에 놓여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방안에만 출입할 수 있다면, 손쉽게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박물관 측은 훔쳐간 보석들이 이미 알려져 있어서 합법적인 미술품 시장에서는 판매하기 어려워, 수백년된 보물들을 도둑들이 작품들 해체해 개조하지 말 것을 간청했다고 합니다. 훔친 물건들은 안타깝게도 여전히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보안회사는 다크웹에서 판매되고 있다고도 했는데 독일 수사관은 이 주장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Neues Grüne Gewölbe
Neues Grüne Gewölbe에도 화려한 보석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보물들도 많고,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블로그에 모두 실을 수는 없으니 일부만 올려보았습니다.
붉은 산호로 만들어진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오른편 사진은 크리스탈 볼이 움직이면서 종을 쳐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라고 합니다.
금, 다이아몬드, 루비, 크리스탈, 호박 등 각종 보석부터 상아, 타조알 등 여러 소재들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보석들이 정교하게 하나하나 놓여진 작품들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아래 사진은 1700년대 초반에 Johann Melchior Dinglinger(요한 멜키오르 딩링거) 가 만든 "무굴황제 아우랑제브의 생일에 델리 법원(Hofstaat zu Delhi am Geburtstag des Großmoguls Aurangzeb)"이라는 작품입니다. 요한 딩링거는 작센의 선제후 아우구스투스를 위한 궁정 금세공인이었는데, 뛰어난 솜씨로 정교하고 아름다운 보물들을 많이 많들었습니다.
무굴황제의 생일을 맞아 아시아, 아프리카, 아랍 등 여러나라의 사신이 델리 법원으로 행차한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사진으로 봐도 화려하지만, 실제로 보면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화려함에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봤습니다. 이 작품을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도저히 얼마가 될지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요한 딩링거의 또다른 작품 Apis Altar(아피스 시대)입니다. 18세기 초에 아직 이집트의 사상과 신이 유럽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딩링거는 프랑스의 고고학자 Bernard de Montfaucon(베르나르 드 몽포꽁)이 출판한 10권의 판화 L'antiquité expliquée et représentée en figure(그림으로 설명하고 표현한 고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장식들이 하나하나 정교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어 한참을 감탄하며 바라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보물들을 여행하는 동안 운반하기 위한 케이스들입니다. 가죽으로 만든 케이스 자체도 하나하나 값진 보물들입니다.
아래 사진은 "Dresdner Grüne Diamant(드레스덴 그린 다이아몬드)"라는 보석으로 무려 41캐럿이나 되는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녹색 다아이몬드가 발견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보면 수많은 다이아몬드들이 반짝거리며 황홀한 빛을 반사했는데, 안타깝게도 카메라에는 담겨지지 않았네요. 다이아몬드 자체로도 가치가 크지만, 세공기술 또한 뛰어나서 더욱 반짝이는 빛을 내는 보석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Neues Grüne Gewölbe에서 나와 Rüsterkammer(뤼스터 캄머, 무기고)로 향했습니다.
Rüsterkammer(뤼스터 캄머, 무기고)
저는 무기고에 특별히 큰 흥미는 없었는데, 남자친구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특히나 검을 매우 좋아합니다. 길이가 2미터가 넘는 총과 검을 보고 열광했습니다.
한쪽 벽면 전체가 총, 검, 헬멧으로 질서정연하게 전시되어 있는게 하나의 예술처럼 보였습니다.
무기고는 전체적으로 전시가 매우 잘 되어 있었습니다.
선제후와 선제황후가 어렸을 때 입었던 의복들.
톱상어로 만들어진 검인데, 처음 보는 물건이라 신기했습니다.
무기 외에도 여러 악기, 놀이기구도 있었습니다.
레지덴츠 궁전 창밖으로 엘베강을 가로지르는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드레스덴 대성당과 오른쪽으로는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동상이 보입니다.
작센의 선제후 및 폴란드의 왕 아우구스투스 2세가 1697년에 대관식을 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한 섹션으로는 터키의 무기들과 병막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Kupferstich-Kabinet(쿠퍼슈티히 카비넷, 판화 카비넷)
판화 카비넷은 램브란트의 작품이 한두점 있었긴 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Münzkabinett(뮌쯔 카비넷/주화 카비넷)은 보았지만 사진첩을 보니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요. 😅 주화 카비넷은 전에 비엔나 등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도 여러번 보았는데, 드레스덴 레지덴츠 궁전의 주화 카비넷은 특별하지는 않았었어요.
뮤지엄샵
뮤지엄샵을 보니 Grüne Gewölbe에서 보았던 보석들을 본떠서 만든 주얼리들이 있었습니다. 진품을 보고나니 너무 허술해보였습니다. 물론 진품과는 가격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나죠.
뮤지엄샵에는 책들과 여러 굿즈들이 있었는데,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매표소가 있는 1층 입구 반대쪽으로 가면 Hausmannsturm(하우스만스 타워)가 있는 뜰이 있습니다. 드레스덴 시티카드로 하우스만트타워도 올라갈 수 있었는데, 이날 너무 지쳐서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가운데 시계가 있는 타워가 Hausmannsturm입니다. 이 타워는 드레스덴 성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부분이라고 합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타워가 높지 않아 전망이 크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올라가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여행 마지막날 어차피 프라우엔교회(Frauenkirche) 전망대에 올라갈 계획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곳에서는 츠빙어(Zwinger) 궁전을 가까이 볼 수 있을 있었을 것 같아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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