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응형

어제 날씨도 맑고, 토요일이고 해서 시내로 나갔습니다.

메인광장(Haputplatz)를 걷고 있는데 멀리서부터 행진 음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확성기로 누군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윽고 시내 중심가로 부터 Landstraße를 따라 사람들이 빼곡히 걸어오는게 보였습니다.

멈춰서서 기다려보니 전통의상과 특별한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녹색자켓에 전통복장을 한 아저씨가 확성기로 행사를 진행하셨습니다.

사람들의 행진 끝에 갑자기 트랙터가 등장하네요. 진행자께서 마이바움(Maibaum)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마이바움(Maibaum)에서 Mai는 "5월", Baum은 "나무"로, "5월의 나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Maypole이라고 하네요. 마이바움은 오스트리아,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엔 등의 국가에서 4월30일 또는 5월1일에 마을과 도시의 주요 광장에  세운다고 합니다. 

트랙터가 멈춘 곳은 마이바움을 세울 수 있는 지지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작은 철제 기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마이바움 지지대였습니다. 마이바움으로는 광장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높이가 긴 나무가 선택되는데,  올해 린츠시의 마이바움은 무려 23미터나 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독일의 바이에른주에서 56미터에 달하는 마이바움을 세운적이 있다고 합니다.

시에서 하는 행사라 시의원인 도리사 랑-마이어호퍼(Doris Lang-Mayerhofer)가 참석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위의 사진 가운데 전통의상 드린들(Drindl)을 입은 금발머리 여성분입니다.

나무를 세우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한 40분 정도는 걸렸던 것 같습니다. 나무를 들어올리면서 중간에 지짓대로 쓰인 나무가 부러지는 불상사도 있었습니다.

또 바로 옆이 철로인데 트램이 수시로 지나가는데, 또 거기로 수시로 사람들이 지나가서 경찰관이 통제를 하느라 난리아닌 난리였습니다. 이제 코로나가 엔데믹이 되어가고 사람들도 모처럼 만에 축제분위기를 즐기는 듯 했습니다.

사실 매년 그냥 지나치기만 하고 이렇게 세우는 과정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보게 되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래 기다려야 해서 정말 한가할 때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 60도까지 서는데 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서 중간에 그냥 가버릴까 생각도했지만 그래도 참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70도정도까지 서니 바로 세우는데는 금방이네요. 세우기까지 어려운 각도가 있는가 봅니다.

오랜 기다림끝에 드디어 세워진 마이바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힘들게 세운 마이바움을 잘 지켜야 합니다.

재미있는 문화가 있는데, 서로 다른 지역끼리 마이바움을 훔치기도 합니다. 다른 영역의 마이바움을 가져오는 것이 정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작년에 린츠시의 마이바움을 노이펠덴(Neufelden)이라는 그룹이 훔쳤는데 후에 린츠시에서 다시 돌려받았다고 합니다. 

 

독일의 홀레다우어(Holledauer)라는 그룹은 5월1일 벌써 6개나 되는 마이바움을 훔쳐서 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https://www.tz.de/muenchen/region/news-mkr-maibaum-2022-klauen-aufstellen-regeln-bayern-diebstahl-91504529.html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