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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오랜만에 비엔나에 방문해 알베르티나(Albertina)에서 전시회를 보았습니다. 알베르티나는 칼스플라츠(Karlsplatz)에서 도보로 9분 거리에 있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알베르티나가 있는 건물은 합스부르크가의 유서깊은 레지덴츠 중 하나인 알브레히트 대공 궁전(Palais Erzherzog Albrecht)이라고 합니다. "알베르티나"라는 이름은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 황후가 가장 아낀 딸 마리아 크리스티(Herzogin Maria Christina von Teschen)와 연애결혼 했던, 알베르트 카시미르(Albert Casimir von Sachsen-Teschen) 공작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던 10월 중순에는 다음과 같은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 바스키아 회고전(Basquiat. Die Retrospektive) - 2023년 1월 8월까지
  • 하우엔쉴드/리터 - 문테안/로젠블룸, 오스트리아의 두 예술가 집단(Hauenschild/Ritter - Muntean/Rosenblum, Zwei Künstlerkollektive in Österreich ) - 2023년 1월 12일까지
  • 프란체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elemente) - 2022년 10월 30일까지 였음
  • 토니 크랙 조각전 - 육체와 영혼(Tony Cragg. Sculpture: Body and Soul) - 2022년 11월 6일까지였음.
  • 상설전

저는 전에 알베르티나를 2-3번 정도 관람했던적이 있었고, 이번에는 바스키아전도 보고 오랜만에 다른 전시회도 볼겸 다시 가보았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8,90유로로 다소 비싼 편이긴 하지만 전체 전시회 규모로 보면 아깝지 않았습니다.

바스키아 회고전(Basquiat. Die Retrospektive)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는 1980년대 활동했던 1세대 거리예술가로 그동안 그래피티 아트에 많은 영향을 준 인물입니다. 알베르티나의 바스키아 회고전에는 약 50개 정도의 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시회에 들어서자 마자 바스키아의 일대기에 대한 사진들과 설명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바스키아는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유색인종으로서 당했던 차별을 주제로 그림들을 그렸습니다. 특히 흑인들에게 폭력도 행사했었던 백인 경찰에대한 반감을 그림으로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바스키아는 8살때 자동차 사고를 당해 비장을 절제하는 수술까지 했는데, 회복하는 동안 어머니가 선물해준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를 읽었다고 합니다. 8살 아이에게 해부학책을 읽게 해준것이 의아하긴 한데, 바스키아의 작품들을 보면 이 책으로 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몇몇 작품들에는 골조와 장기 등을 그린 것이 있었습니다.

수프를 너츠에 방목하기 Grazing Soup to Nuts, 1993

위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주제가 소화의 과정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비판도 숨어있다고 합니다. 음식물을 삼기는 하이에는 자본주의의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또한 아프리카의 국가들, 인도 등에 대한 식민주의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 하이에나에 이어지는 장기부분에는 나이지리아, 니제르, 말리와 같은 중앙 아프리카의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Salt"는 마하트마 간디의 소금행진과 영국으로부터의 인도 독립 투쟁을 의도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된다고 합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라고 하지만 그의 그림 스타일만 보면 아동들이 그린 그림들과 구별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의 그림에 담긴 메시지와 배경들만 배제하면 서툴고 거칠어 보이는 그림 스타일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그림은 뭔가 사람을 끄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또 대체로 색채 또한 혼돈속에 조화롭게 이루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사과와 레몬(Apples and Lemons, 1985) , 장미셸 바스키아 와 앤디 워홀

그가 작품하나에 1천억원에 달하는 세계적으로 예술가가 될수 있었던 것은 앤디 워홀의 공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둘은 1982년 스위스의 미술거래가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워홀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바스키아가 작업할 수 있게 해줬다고 합니다. 그 둘의 우정을 둘고 동성애 관계라거나, 워홀이 바스키아를 아들처럼 느낀다는 소문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워홀은 젊은 바스키아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고, 바스키아는 워홀의 명성에 힘입어 예술계에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앤디 워홀이 사망한 지 1년 후인 1988년, 바스키아는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토니 크랙 조각전 - 육체와 영혼(Tony Cragg. Sculpture: Body and Soul)

토니 크랙은 지난번 드레스덴에 갔을 때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도 다른 갤러리에서 가끔 그의 작품을 보았습니다.

알베스티나에서 열렸던 전시회에는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조각들뿐 아니라 스케치들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러 얼굴이 겹쳐져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스케치들. 실제 조각작품은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얼굴로 보입니다.



하우엔쉴드/리터 - 문테안/로젠블룸, 오스트리아의 두 예술가 집단(Hauenschild/Ritter - Muntean/Rosenblum, Zwei Künstlerkollektive in Österreich )

페터 하우엔쉴드(Peter Hausenschild)와 게오르크 리터(Georg Ritter) 작품의 특징은 벽면을 채울만한 거대한 그림을 파스텔로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려진 물체로 채워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그림을 보면 엄청난 공을 들여서 그렸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들의 작품들은 대체로 색상이 단조롭고, 그림 주제는 풍경이나 노동입니다. 색상또한 다채로웠으면 그들의 작품이 훨씬더 흥미로울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작업방식은, 먼저 디지털로 그릴 장면을 편집하고, 컴퓨터에서 각각의 개체를 디자인한 후 종이에 손으로 함께 스케치한다고 합니다.

마르쿠스 문테안(Markus Muntean)의 아디 로젠블룸(Adi Rosenblum) 그림에서는 모던함과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패션지나 소셜미디어의 사진들을 작업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들의 작품에서 인물하나하나의 스타일은 일상적인데, 그들이 놓인 배경이나 상황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상설전

알베르티나 상설전에는, 피카소, 모네, 마네, 르누아르, 드가, 모딜리아니, 칸딘스키, 미 등등 미술책에서 본 화가들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또 그 외에도 다양한 유럽 화가들의 작품들을 하나나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뮤지엄샵

바스키아책으로 가득찬 책장. 전체적으로 바스키아 이름이 붙은 건 실속에 비해 가격이 많이 비싼편이었어요. 책도 저 두께에 32,90유로..

양말은 한 켤레에 24,95유로, 접시하나 89,10유로, 컵 하나 59유로, 에소프레소 세트 149유로, 스케이트보드 550유로 등등


바스키아 굳즈가 다양했는데, 바스키아의 엄청난 팬이아니고, 예상했던 것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서 사진 않았어요.

"Street Art"라는 책이 있었는데, 전반적인 스트리트 아트에 관한 역사, 각 시대별 스트리트 아트의 사회적인 관심과 위상이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서 한권 구입했습니다. 15,40유로인데 내용도 알차고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커버에 알브레흐트 뒤러의 토끼가 프린트된 노트도 한권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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