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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벤츠 박물관은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아, 독일을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 가볼만한 것 같습니다.
 

 
박물관 외관은 메탈과 유리 소재로 마감되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오후 1시쯤에 도착한 것 같은데 예상했던 것보다 입장하는데 기다리는 줄이 길었습니다.
 
오래 기다린 후에 드디어 메인 홀로 들어서니, 마치 미래 세계에 온듯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노출 콘크리트 벽에 메탈 캡슐로 된 엘리베이터 바쁘게 오르내리는 모습이 SF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박물관은 나선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올라가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가 시작됩니다. 관람객은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역사적인 사건과 차량 모델을 연대순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장거리 운행
칼 벤츠(Carl Benz) 1879년에 내연기관을 만들고, 1886년 1월, "가스 엔진으로 작동하는 차량"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습니다. 이 특허문서는 유네스코 세계문서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특허는 얻었지만,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1888년 어느날 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가 남편 몰래 두아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역사에 남는 세계 최초의 장거리를 여행을 떠났습니다. 만하임(Manheim)에서 그녀의 고향인 포르츠하임(Pforzheim)까지 왕복으로 180km에 달하는 비포장 길을 달렸습니다.  그녀 또한 자동차가 동작하는 것을 알아서 중간중간 어려움에 닥쳤을 때, 약국에서 연료를 구입하고 스스로 수리도 했다고 합니다. 베르타는 장거리 여행 성공기를 유럽, 미국의 유명 신문사에 알리고, 이를 통해 벤츠라는 브랜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한편 칼 벤츠와 동시대를 살았던 고트립 다임러(Gottlieb Daimler)와 빌헬름 마이바흐(Wilhelm Maybach)는 1885년 세계 최초의 고속 내연기관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1886년에는 최초의 4륜 자동차를 설계했습니다. 다임러와 마이바흐는 1890년 다임러 자동차 회사 (Daimler-Motoren-Gesellschaft)를 설립하고,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생산에 주력했습니다.
1902년 DMG는 고급 자동차 라인을 사업 파트너인 에밀 옐리니크의 딸 메르세데스 옐리네크의 이름을 따서 "메르세데스"라는 브랜드로 명명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DMG와 벤츠(Benz&Cie)는 패전의 영향으로 경영 위기를 겪었고, 공동 협헙을 하다가 1926년에는메르세데스-벤츠(Mercdes-Benz)로 합병이 되었습니다.
 

 

 
다임러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전동모터로 작동하는 배와 비행물체들도 제작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1886년에 고틀립 다임러는 세계 최초의 모터 보트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각 층마다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와 E클래스로 대표되는 고급 세단부터 일반 소비자를 위한 A클래스와 C클래스까지, 개인용 승용차 시장에서 폭넓은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동시에 상용차 부문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왔는데, 액트로스(Actros) 시리즈의 대형 트럭, 스프린터(Sprinter) 밴과 같은 상용차, 그리고 시타로(Citaro) 시리즈의 시내버스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일상에서 자주 볼 수도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동차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들도 함께 했습니다. 
 
그 중하나는 94년이라는 바티칸과의 오랜 역사입니다.  방탄 성능을 갖추면서도 군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교황의 의전차량을 제공해왔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용했던 230G 모델입니다.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방지에 관심이 많은 프린치스코 교황을 위해 지난 1년여간  G580 전기차 모델을 기반으로 교황을 위한 의전차량을 개발하고 최근에 발표했습니다.
 

 
1974년 서독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버스는 참가한 16개국 모두를 위해 버스를 한대씩 제공했다고 합니다. 이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이 우승했기 때문에 독일인들에게 더욱더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버스 안에는 

 

 
스포츠카 섹션에서는 고성능의 스포츠카 모델들을 가까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포뮬러 1(F1)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차량들, 당시 레이서가 착용했던 의상들과 우승 트로피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박물관에는 단순히 전시를 보는 것뿐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요소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를 위한 미니 운전 체험 존과 레이싱 시뮬레이터가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인기였습니다. 또한 VR(가상현실)을 활용해  첨단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박물관 내 기념품 숍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시그니쳐 모델인 300SL Gullwing과 G바겐(G-Wagen)의 미니어쳐 모델들을 구입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은 단순히 자동차 팬을 위한 공간을 넘어, 독일의 기술력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박물관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졌고, 모든 전시가 체계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어 관람하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하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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