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벌써 7년정도 되었습니다. 처음 독일어를 배울 때는, 언젠가 독일어를 모국어 처럼 잘하게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아직까지 하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과, 회사에서 일하는 데에는 그동안 독일어를 배워온 시간도 있고, 독일어로 대학에서 공부도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독일어로 발표해야할 때는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해야하고, 아직도 독일어로 제가 말하고 싶은 모든 걸 말할 수는 없고, 이번에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또 새로운 단어들을 뜻을 찾아가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TV방송은 이해가 잘 되지만, 사투리 억양이 강한 동료의 말은 이해하기 힘들기도 하구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그동안 독일어를 배우면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점, 그래도 독일어를 할 수 있게 되서 좋은 점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힘들었던 점
1. 복잡한 문법1 - 세가지 종류의 정관사 der, die das
한국어에는 정관사가 없다보니 영어로 글을 쓰고 말을 할때도 정관사 the, a(n) 을 종종 빠뜨리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독일어에는 세가지의 정관사가 있습니다. 이 정관사들을 각각 여성(Femininum), 남성(Maskulinum), 중성(Neutrum)이라고 합니다. 각 단어마다 성별이 있다니, 저는 아직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어딘가에서 "Liebe Leserin und lieber Leser(친애하는 여자 독자 와 친애하는 남자 독자)"를 읽었을 때 이 성별때문에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생각했습니다. 그냥 친애하는 독자라고 쓰면 얼마나 편할까요.
“독일어 모국어자한테 각 단어의 정관사를 외워야 하는 것인가.”
질문하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들한텐 모국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득 되어 굳이 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될 수 있으면 외우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2. 복잡한 문법2 - 정관사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형용사 어형 변화(Adjektivedeklination)
각 단어가 세가지 성별을 가지면서 더욱 난해해 지는 것이 그때마다 달라지는 동사형과, 형용사 어미입니다. 그래도 동사형이 달라지는 것은 규칙과 변칙만 익히면 쉬운편입니다. 형용사 어미는 네가지 격에 따라 각각 어미가 달라집니다. 이 네가지 격은 1격(주격), 2격(소유격), 3격(목적격), 4격 이 있습니다.
독일어 수업 시간에 흔히 아래와 같은 표를 배우고 문제를 풉니다.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면 생각할 시간이 있기에 단어의 성별, 네가지 격중에 무슨 격이 와야 하는지, 그리고 그에 맞는 형용사 어미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화에서는 이 규칙을 생각하면서 말할 시간이 없습니다. 원어민들은 이 각 단어의 성별을 자연적으로 체득한 것 처럼 이 형용사 어형 변화도 오랜기간동안 체득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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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kulinum(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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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ininum(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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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utrum(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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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ral(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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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1격, 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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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rote Rock
ein roter Rock
roter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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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gelbe Bluse
eine gelbe Bluse
gelbe Bl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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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grüne Hemd
ein grünes Hemd
grünes H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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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weißen Schuhe
weiße Schuhe
weiße Sch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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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k.(4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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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 roten Rock
einen roten Rock
roten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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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gelbe Bluse
eine gelbe Bluse
gelbe Bl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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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grüne Hemd
ein grünes Hemd
grünes H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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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weißen Schuhe
weiße Schuhe
weiße Sch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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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3격, 목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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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roten Rock
einem roten Rock
rotem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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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gelben Bluse
einer gelben Bluse
gelber Bl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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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 grünen Hemd
einem grünen Hemd
grünem He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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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 weißen Schuhe
weißen Schuhe
weißen Sch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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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2격, 소유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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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 roten Rocks
eines roten Rocks
roten R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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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gelben Bluse
einer gelben Bluse
gelber Bl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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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 grünen Hemds
eines grünen Hemds
grünen He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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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weißen Schuhe
weißer Schuhe
weißer Sch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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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들
한국어와 독일어는 발성 자체도 다르기도 하겠지만, 독일어에는 한국어에 없는 r, ö, ü, w, psy- 와 같은 발음이 있습니다. 그래도 연습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r가 첫단어에 오거나, 단독으로 발음해야 할때 어렵습니다. 가래끓는 소리와 비슷한 데, 그 단어를 발음하기 위해 혀를 뒤로 밀고 떨어야 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r가 뒤에 오면 발음하기 쉽습니다. 그래도 연습하면 전반적으로 발음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영어처럼 단어 어느 부분에 강세를 줘야 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래도 프랑스어에 비해 독일어 발음이 배우기 훨씬 쉬운 것 같습니다.
4. 독일어 처럼 들리지 않는 사투리
독일에만 해도 각 지역마다 사투리가 다양하게 다르고, 오스트리아도 또 오스트리아 나름대로 다릅니다.
독일에서 살 때도 사투리 억양이 강하면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비엔나에서도 표준 독일어에 가깝게 구사하는 교수님의 수업은 아무리 빠르게 말해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전형적인 비엔나 사투리 억양이 강했던 노교수님은 천천히 말씀하시는 편이 었지만, 한단어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학교 친구들의 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특히 그라츠에서 온 친구의 사투리는 이해하기가 정말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라츠에서는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취업 준비할 때 한 자리도 그라츠에는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티롤(Tirol), 포랄베르크(Voralberg)의 사투리 억양이 강한 걸로 유명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오버외스터라이흐(Oberöstrreich)에도 지역 사투리가 있고, 비엔나에서 쓰는 말씨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사투리가 강한 동료의 말은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들이 쓰는 말을 분해해 보면 단어 자체도 표준 독일어에서 변형된 혹은, 아예 다른 단어를 쓰기 때문에 어찌보면 표준어 위주로 배워온 외국인 입장으로서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위스 독일어는 독일인 조차도 독일어로 들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5. 영어와의 충돌
영어로 말하려고 하는데, 독일어가 자꾸 먼저 떠오르기도 합니다. 처음에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그 반대였습니다. 또 독일어에서는 시제에 따라 동사를 뒤로 보내기도 해서, 저도 모르게 영어에서도 동사를 뒤로 보내기도 합니다.
좋은점
1. 독일어권 나라에서 생활하기가 편리하다.
독일어를 한다면 모든 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해나가기에 편리한 것 같습니다. 서류로든, 사람을 통해서든, 길에서든, 인터넷에서든 정보습득을 1차적으로 바로 독일어로 할 수 있으니깐요. 관청, 일, 집 구하기도 영어로도 할 수 있긴 하지만, 독일어를 하면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슈퍼에서도 물건 이름들이 독일어로 써있으니 무엇인지 알려면 독일어 단어를 알아야 하기도 하구요.
2. 하나의 언어를 알게 되는 것은 또다른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것 같다
한국어, 영어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일어권 문화들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 수 있습니다. 또 예전에는 언젠가 한국어로 읽었던, 니체, 헤르만 헤세, 쇼펜하우어, 쉴러 등등의 독일어권 작가들의 책들을 원문으로 읽을 생각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또 모차르트의 오페라나, 수많은 독일어권 음악가들의 가사도 독일어 원어로도 이해를 할 수 있으니 좋기도 하구요.
3. 독일어 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친해지기 더 좋다.
아무래도 언어가 통하면, 대화를 하게 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4. 가끔 독일어를 하는 동양인인 나를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좋은 점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게지만, 동양인인 외모 때문에 당연히 외국인이기에 독일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저는 아직 입을 떼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이 독일어 원어민이면서도 먼저 영어로 말하는 경험도 많이 해봤습니다. 어쩌면 동양인외모에 독일어를 하는 것을, 한국에서 서양인이 한국어를 하는 것을 보고 놀라는 것가 같이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도 같습니다.
4, 앞으로 평생 독일어를 할 수 있다.
독일어를 배우기 힘들 때 떠올렸던 생각입니다. 힘들더라도 지금 해놓으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독일어를 할 수 있을거라고요. 독일어는 처음에 배울 때는 쉽고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어려워 진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독일어로 공부하는게 어려웠기 때문이었던 것도 같기도 합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원어민들과 더 많이 접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빠르게 말하고, 사람마다 억양이 다르고, 표현하는 것도 다르고 해서 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