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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연휴 약 2주 동안 저녁 8시 이후면,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엔 남자친구와 함께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독일 드라마 1편(바바리안), 한국 드라마 4편(킹덤1, 지옥, 스위트홈, 고요의 바다)을 완주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편 당 러닝타임이 40-50분 정도되고, 한 시즌이 6-9회 정도로 되어서 부담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드라마, 영화 보는 취향이 많이 다릅니다. 저는 주로 드라마, 로맨틱코디미 같은 류를 좋아하는 데, 남자친구는 로액션, 역사물, 스릴러를 좋아합니다. 그래도 남자친구가 한국 드라마, 영화를 보자고 하면 장르에 상관없이 보는 편이고, 또 혼자서는 안보는 것도 같이 보니 더 재미있기도 합니다.연휴 전부터 남지친구는 지옥과 스위트홈이 재미있어 보인다며 연휴 때 같이 보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두 드라마 모두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혼자서는 절대 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4편 한국 드라마 모두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드라마인지 독일어로 더빙되어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드라마, 영화를 독일어 더빙으로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저도 독일어 공부도 할 겸 한국드라마도 독일어 더빙으로 보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을 봤을 때만해도 이미 알고 있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독일어 성우 목소리로 듣는 게 어색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져서 있지 괜찮네요.

 

 

1. 바바리안(Barbarians)

기원전 9세기 경, 로마군을 상대로한 토이토부르크 숲의 전투(Schlacht im Teutoburger Wald)에서 게르만부족을 승리로 이끈 아르미니우스와 그의 아내 투스넬다, 게르만부족의 이야기 입니다. 그당시 게르만 부족간의 동맹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기술력도 로마군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어 이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고, 아르미니우스는 게르만의 영웅으로 대우를 받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고대 게르만부족의 생활공간, 의상들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보면 현대 독일인들도 힙한 스타일로 많이 편이라 큰 차이가 없기도 한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앞 머리를 한쪽으로 땋은 스타일은 바바리안들이 실제로 했던 스타일이라고 하네요.

 

또 드라마에서 게르만부족은 독일어, 로마군은 라틴어로 연기를 했는데, 학교에서 라틴어를 배웠던 남자친구는 라틴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 좋아했습니다.

 

다만 스토리전개를 좀더 흥미진진하게 이끌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웠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난 전투부분도 아쉬웠습니다. 

 

고대 바바리안 부족을 표현하려고 해서 인지, 종종 대화를 먼저 시도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같은 아군이라도 머리를 때려 기절 시키는 장면이라든지 현대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었습니다.

 

또 주인공인 투스넬다도 상황을 굳이 나서서 더 악화시키는 발암 캐릭터였던 것 같기도 하구요.

남자친구는 폴크빈 볼프스피어(Folkwin Wolfspeer)는 실제 인물이 아닌데, 차라리 그 인물을 극중에 넣지 않은 게 더 나았을 거라고 하네요.

 

그래도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독일 역사, 로마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볼만한 드라마 인 것 같습니다.

 

 

 

2. 킹덤 1(Kingdom)

저는 징그러운 걸 싫어해서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남자친구도 좀비물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난번 부산행을 함께 보고 나서는 그 다음부터 워킹데드 등등 좀비물들을 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킹덤도 보게 되었습니다.

킹덤은 첫 인트로 부분부터 잘 만든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도 킹덤의 첫 인트로부분이 바바리안 전편보다 훨씬 낫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스토리도 한편을 다 보면 다음편이 궁금해서 보고 싶어지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극중에 슬럼가가 나왔을 때 사실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보아왔던 사극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천민의 집이라고 해도 초가집한채로 꾸며져 있었는데, 마치 닭장처럼 묘사된 슬럼가는 제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조선시대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산행에서도 그렇고 좀비로 인해 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종종 사람들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달아나거나 도와주거나 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그저 구경꾼으로만 만드는 장면이 아쉬웠습니다. 극의 전개를 위해서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지만, 남자친구 역시 "왜 한국인들을 위급한 상황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나?" 말했고, 저는 "당연히 실제로 한국인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그렇게 구경만하고 있지 않아. 그 상황을 위해 행동을 취하지." 말햇ㅆ브니다.

한국인들은 위급한 상황에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바보인가라는 이미지가 생길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또 좀비 등 징그러운 장면도 많이 나오고,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우울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아직 2편은 못봤는데, 저 혼자서는 보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지옥(Hellbound)

스토리가 참신하고 철학적이어서 좋았습니다. 부산행, 반도에 이어서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세번째로 보는데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았습니다.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서 더 몰입감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친구도 한국배우들은 연기를 매우 잘한다고 극찬했습니다. 

 

징그러운 장면을 못보는 편이라 두렵기도 했는데, 그래도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다만 혼자서는 못 볼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사자가 죽을 날짜를 고지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는 고지 없이 우연한 사고 또는 갑자기 찾아 온 불치의 병으로 죽게 되는 사람들, 왜 그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불행을 맞은 걸까하고 전에 생각해보았던 적이 있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 사람들은 현생에 죄를 지어서 또는 전생에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일까? 그 답을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드라마에서 어떤 이유로 죽음에 대한 고지를 받는 것인지,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매우 궁금합니다. 2편이 기다려지는 드라마입니다. 

 

4. 스위트홈(Sweet Home)

저한테는 생소한 드라마였는데, 남자친구가 어디서봤는지 먼저 알고 같이 보자고 해서 보게 됐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재미있어서 다음편이 궁금해서 보게 되는 드라마였습니다. 배우들도 연기를 모두 잘해서 더욱 몰입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송강이라는 배우가 연기한 것은 처음봤는데, 현수가 내면의 갈등을 겪을 때 이중성을 보여주는 연기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또 신기한 것은 남자친구가 김상호 배우를 기가 막히게 잘 알아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부산행에서 나온 공유를 오징어 게임에서 알아 보지 못했고, 주지훈과 공유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킹덤에서 김상호 배우가 모자를 쓰고 나와서 처음에 알아 보지 못했는데 남자친구는 전에 사극영화에서 본적이 있다고 기억했습니다. 스위트홈에서는 헤어스타일도 다르고 안경을 썼는데도 단번에 알아봐 신기했습니다.

 

지루해질 틈 없이 박진감 넘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몬스터들이 징그러워서 이 드라마 역시 혼자서는 못 봤을 것 같습니다.

 

5.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

고요의 바다는 제가 처음으로 본 국산 Sci-Fi 였습니다. 우주선, 우주정거장 세트는 헐리우드 영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꾸며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학적 고증 오류들은 차치하더라도, 내용전개가 답답했고, 우주인으로 발탁될만큼 인텔리인 인물들인데 하는 행동들이 바보같고 무능하게 그려져 아쉬웠습니다. 

 

경험이 적은 감독이고, 원작이 25분이었다고 하는데, 8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한국에서 Sci-Fi물을 만드는데 문을 열어 준 것 같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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