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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독일 슈튜트가르트에 위치한 빌헬마를 방문했습니다. 빌헬마는 1800년대 초, 바덴-뷔르템베르크 왕국의 프리드리히 1세의 명령으로 왕국의 동식물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빌헬마에는 1200종류, 약 11000마리의 동물들과 8500종류의 식물들이 있다고 합니다. 비엔나에 있는 쉔부른(Schönbrunn) 궁전의 동식물원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로 인해 관람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됩니다.  꼼꼼하게 둘러보려면 하루 낮시간 동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빌헬마는 테마별로 잘 분리된 공간 덕분에 관람하게 편리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열대우림 등등 다양항 테마별로 동물원과 식물원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또 넓은 공간에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이 많았음에도 붐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빌헬마에 도착하면, 먼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넓은 정원이 반겨줍니다. 가장 처음 보았던 동물은 홍학이었습니다. 큰 나무가 드리워져있고, 우아한 홍학들이 물가에서 유유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곳곳에 거목들이 많이 있어 200년이 넘는 세월을 더욱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원에는 공작새, 오리 등등 새들이  자유롭게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기린, 호랑이, 사자, 코끼리, 침팬지 등등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동물 우리들은 각 개체수에 맞게 넓고, 또 흙과 돌, 식물 등이 어우러져 자연스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1966년, 1967년에 야생에서 태어난 아시아 코끼리 젤 젤라와 파마. 출신국가는 불명이고, 1980년대 후반에 취리히로 신혼여행도 다녀왔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동물원들을 보았는데, 빌헬마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웠던 동물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스노우 레오파드도 이번에 처음 보게 된 것 같습니다. 한 여름이라 서늘한 그늘에서 쉬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스노우 레오파드는 중앙아시아 해발 3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숨겨진 삶을 살기때문에서 연구가 힘들다고 합니다.

 

빌헬마에서 "벌거숭이 두더지( Nacktmull )"라는 동물을 난생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동물이 존재하는지 몰라서 독특한 외양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하고, 매우 신비롭고, 흥미롭게 느꼈습니다.  몸에 털이 거의 없는 탓에, 적나라하게 긴 앞니가, 작은 눈 등등 맨몸이 드러나서 처음 보았을 때는 이제 막 태어난 쥐인 줄 알았습니다. 

벌거숭이 두더지쥐는 땅에 큰 굴을 만들어서 집단으로 생활한다고 합니다. 털이 없는 몸, 퇴화된 작은 눈이 땅속에서 살아가기 좋은 것 같습니다. 독성 물질에도 내성이 강하고, 산소가 매우 적은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설치류에 비해 30년이라는 긴 평균 수명으로, 노화의 비밀을 풀기위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온실과 이어진 건물은 알함브라 궁전에서 모티브를 얻어, 무어 풍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원래는 로젠슈타인 성에서 온천이 개발된 후 목욕탕을 지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후에 계획이 변경되어 주거용 건물로 개조되었다고 합니다.

 

온실에서는 선인장, 열대식물 등 각 대륙의 이국적인 식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높은 천창에 닿을 듯 크게 자란 선인장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외부 정원에는 여름이라 열대 식물들로 장식되어 휴양지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빌헬마 내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있어서, 점심식사도 내부 레스토랑에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내 레스토랑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빌헬마는 동물원, 식물원을 넘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 자연과 역사, 문화가 어우러져 나들이 하기에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동,식물 종류가 다양하고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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