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응형

지난 주말, 산책을 하다 한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인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 국제 앰네스티에서 주최하는 54회 책 벼룩시장(Flohmarkt). 아마도 해마다 한두번 열리는 것 같습니다. 이 행사는 한 3년전쯤 남자친구와 같이 가서 책을 아마 20권 가까이 샀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한 이후 그동안 열렸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잊고 살다가 이 포스터를 발견하고 오랜만에 가보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열리는데, 오전 늦게부터는 사람들로 붐빌것 같고 또 오픈하자마자 가야 책이 많을 것 같아 9시 15분쯤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예술, 여행, 바이오그래피, 아동도서, 청소년도서, 소설, 종교, 요리, 건강 등등 각 섹션별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책이 총 1만권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최대한 관심이있고 깨끗한 책을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주로 소설류가 많았고, 오래된 책이 많았습니다.

둘러보다가 전에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책을 발견했습니다. 애덤 존슨(Adam Johnson)이라는 미국 작가가 쓴 '고아원 원장의 아들(Leben des Waisen Jun Do)'라는 책입니다. 오래전 퓰리처상 수상으로 기사에서 보고 독일 서점에서도 보았었는데, 그동안 잊고 있었다가 여기서 만나게 되네요. 북한의 스파이 박준도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라고 하네요. 읽어보고 싶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엥?.. 이분을 여기서 보다니. 아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인 중에 한명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과 관련된 책이면 웬만하면 사려고 했지만,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 그냥 두고 왔습니다.

남자친구와 저의 공통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책. 같이 시내를 나갔을 때 시간이 날때면 서점을 자주 가서 사볼만한 책이 있는지 둘러보곤 합니다. 이 프리마켓에는 지난번에는 같이 왔지만 오늘은 독일에 있어 함께오지 못한 남자친구를 위해 영상통화로 책을 고르게 해줬습니다. 영상통화로 보면서도 실제로 보는 저보다 관심있는 책을 귀신같이 잘 찾아냈습니다.

만화책은 거의 없었는데 드래곤볼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드래곤볼을 좋아해서 갖고 싶은지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네요. 책 모으는 걸 좋아하는데 만화책은 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한테 드래곤볼의 이미지는 "매우 오래된 남자들이 좋아하는 만화"여서 인지, 이름만 들어봤지 단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남자친구도 좋아하고 또 학교 다닐때 20대 초중반이었던 친구들도 좋아해서 의아했습니다. 유럽에는 한국과 일본에 나온지 한참 후에 방영이 되서 20-30대들도 보았다고 합니다.

한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나서야 책을 다 골랐습니다. 이미 사람들이 책을 많이 가져서사 빈공간이 많네요. 큰 쇼핑가방에 넣아가는 사람들, 큰 종이상자에 담아가는 사람들, 아예 캐리어를 들고 오는 사람 등등 다양했습니다. 저는 백팩에 에코백 몇가를 챙겨갔습니다.

총 15권을 구입했는데, 20유로도 안되었습니다. 20유로면 책 한권 가격인데 말이죠.

전시된 책이 많았지만, 진짜로 읽을 것 같은 책만 가져왔습니다. 북한 스파이 박준도 일대기를 다룬 '고아원 원장의 아들',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전기,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광물에 관한 책 등은 저를 위해서 샀습니다. 프로이트 전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남자친구도 즐겨 읽을만한 책들입니다.
나머지는 남자친구가 원하는 책인데, 예술, 유적에 관심이 많다 보니 관련책이 많습니다. 또 나중에 온실(Wintergarten)을 지어서 꾸미고 싶어해서 그런지 선인장과 이케바나에도 관심이 많은데 마침 관련책을 찾아서 즐거워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1년에 책을 50권정도 이상은 읽었던 것 같은데, 외국에 있는 동안은 언어때문에도 또 이것저것 할일이 많다보니 책을 많이 읽지 못해왔습니다. 다시 독서하는 습관을 조금씩 길러서, 이번에 산 책들을 열심히 읽어보어야 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린츠에서는 매년 봄, 가을에 한번씩 Urfahraner Markt 라는 축제 분위기가 나는 시장이 열림니다. 지난 2년동안에는 코로나 때문에 열지 못했다가 올해 봄 드디어 다시 개최되었습니다. 올해 봄은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열린다고 합니다.

저는 날이 맑은 오후 사진을 찍을 겸 다녀와 보았습니다. 장소는 메인 광장(Hauptplatz)에서 니벨룽엔 다리(Nibelungenbrücke) 맞은 편이 있습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센터건물 뒷편에 있습니다.

주말 오후에 가서 그런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시장은 크게 먹을 거리, 의류잡화, 놀이기구, 생활용품 및 가전 박람회 구성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시장을 그동안 여러번 가보았던 터라 특별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코로나 이후로 처음 가본 축제라 느낌이 색다르긴 했습니다.

먹을거리는, 크리스마켓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과류를 파는 곳이 많았습니다. 그외에 맥주 및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 아이스크림 가게 등등이 있었습니다. 이날 가격표를 보지 않았는데, 뉴스기사를 통해 보니 맥주 한잔이 5,8유로,  치킨 반마리가 9,9유로로 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하네요. 의류 및 잡화, 악세사리 판매대도 있었는데, 한국인들 눈에는 크게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무려 115개의 판매대가 열렸다고 하네요.

박람회는 큰 홀에서 열렸는데, 청소기구, 사우나실, 욕조 등등 생활용품 등 60개의 전시대가 열렸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특산물 중에 호박씨 오일(Kürbiskern Öl)이 있는데 한번 사보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조리용은 오일은 아니고 샐러드에 소스로 넣어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놀이기구는 생각했던 것보다 종류가 많았습니다. 비엔나에 있는 비너 프라터(Wiener Prater)보다 크지는 않았지만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모두들 오랜만에 열린 축제를 즐기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실외에서 마스크는 이미 안쓴지 오래 되었고, 실내에서는 대중교통과 마트를 제외하고는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놀이기구를 즐겨 타지 않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자유로운 기분이 느껴져 보기만 해도 좋았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5월 중순 이후로 오스트리아에서는 코로나때문에 이동제한이 되었던 것이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저는 5월 말부터는 더이상 재택근무를하지 않고 회사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니 출퇴근 시간도 절약되고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해서, 다시 출근하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6월 15일부터는 마스크 의무화도 해제되었습니다. 단,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도 1미터 간격만 유지한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상 아무도 쓰지 않습니다.

전에는 집문을 나설 때면 무조건 마스크를 썼는데, 이제는 항상 쓰지는 않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마스크를 지니며 다니고 있습니다. 손소독제와 티슈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올해 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고, 이제는 정말 여름이 왔습니다. 이번 주말은 30도까지 올라가 무더운 편이었습니다. 여름이다 보니 밖을 다니면 조깅하는 사람들, 자전거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니 저도 좀더 많이 움직여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살이 좀 찐 터이기도 하구요.

 

그래도 모처럼 산책을 나갔습니다. 목적지는 프라인베르크(Freinberg)에 있는 프란츠 요제프 전망대(Franz-Josef-Warte). 조깅을 시도했지만 더운 날씨에 걷는 것과 약하게 뛰는 것은 천지차이더라구요. 

가는 길에 미니 골프장이 있었습니다. 오후에 문을 열어서 그런지 아직 사람이 없어 고요합니다.

가톨릭계 학교건물인데 외관으로만으로도 사립학교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보통 공립학교는 이렇게 깔끔해보지 않습니다.

미션스쿨이라 학교 옆에바로 교회도있습니다. 

그 반대편으로는 린츠시내 풍경을 내려다볼 수있습니다.

계속 걷다가 Jägermayer라는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프라인베르크(Freinberg)로 올라가는 길목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프라인베르크는 이름은 산이지만 공원에 가깝습니다. 크기도 큰 편이고, 이것저것 볼거리도 있고, 운동기구도 있고... 여러 이유로 산책하기 좋아 날이 좋고 특별한 계획이 없는 휴일이면 종종 이곳을 찾아오곤 합니다.

1894라고 쓰여진 건물은 처음에는 무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물저장탱크로 쓰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중간중간에 이런 운동기구들이있습니다. 볼때마다 한국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들이 떠오릅니다. 몇몇 기구들은 설명서를 읽어야 사용법을 알 수있는 다소 기괴한 것들도있습니다.

아담한 노란색 건물은 바바라 예배당(Babara Kapelle)이라고 하는데,  1차세계 대전때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기 위해 1932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촛불을 켤수 있는 작은공간이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바로 도나우강이 보이네요.

 

프라인베르크(Freinberg) 산책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기에 딱 좋았습니다. 저멀리 푀스틀링베르크 성도 보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니 전원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날씨 좋은 날에 가벼운 간식거리를 싸와서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며 먹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코로나가 끝나면요...

 

프란츠 요제프 전망대(Franz-Josef-Warte)

오늘의 목적지 프란츠 요제프 전망대. 1888년에 지어져서 그런지 건물이 많이 낡았습니다. 특히 나무 계단을 오를때 무너질 것같아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5층정도 높이라고 하는데, 가는 길에 이미 많이 걸어서 그런지 꼭대기까지 오르니 숨이 찼습니다.

그래도 탁트인 전경을 보니 힘든 생각이 말끔히 사라지네요.

사랑의 증표를 남기고 싶은 사람들의 흔적

한참동안 풍경을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다시 나무계단을 내려갑니다.

엘사 브랜드스트룀(Elsa Brändström) 기념비

엘사 브랜드스트룀은 1차세계대전때 시베리아에 있는 전쟁포로수용소에서 간호사로 일했다고 합니다. 사망률 85%에 달했던 열악한 수용소의 환경을 러시아 정부를 설득해서 전폭 개선하여  사망률 18%로 줄이는 등의 공로로 "시베리아의 천사"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프라인베르크에서 내려와 집으로 가는 길. 저멀리 린츠 스타디움(Linzer Stdion)-네개의 흰 기둥이 있는 곳-이 보이네요.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2시간이 지났습니다. 다음에는 걷기만 하지말고 조금씩 뛰는 것을 시도해 보아야 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지난 주말에는 린츠에 있는 렌토스 미술관(Lentos Kunstmuseum)에 다녀왔습니다. 렌토스 미술관은 하웁트 플라츠(Hauptplatz)를 지나 바로, 도나우 강을 건너기 전에 있습니다.

사진에서 배 뒤로 오른쪽 검정색으로 보이는 건물입니다. 

월요일엔 휴관이고, 화요일부터 일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목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엽니다. 

입장료는 성인 8유로이지만 린츠 문화 카드를 전에 구입해서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건물외관 전체에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반대편에 있는 아스 일렉트로니카 역시 밤에는 건물 외관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는 가끔씩 와서 야경을 볼만한 것 같습니다.

출처 : kunstmuseum.com

렌트스 미술관은 멀리서 보면 건물이 매우 커 보이는 중간 부분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 생각만큼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술관 입구 맞은편에는 카페가 있습니다.

작년 11월쯔음에도 한번 왔었는데 그동안 다른 특별전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두개의 특별전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Extraordinaire!(비범한) 전이 인상깊었습니다. 

  우선 자세한 설명을 읽지 않고, 전시회를 한반퀴 돌았봤을 때에는 소박하고 아마추어 느낌이 많이 나기도 하고, 뭔가 기괴한 것 같기도 해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1800년 대 후반, 1900년대 초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이 그린 그림이라는 설명을 읽고 서는 약간의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그제서야 한바퀴 돌면서 본 그림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1850년경 그당시에 이미 스위스에서는 미술 테라피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빽빽하게 쓴 종이들이 많았습니다. 이 종이를 보니 중.고등학교 때 빽빽이 또는 깜지라고 불렀던 영어단어를 쓰면서 외우거나 요약 정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Head Blood, 1915 by Patient 26

그림만 봐도 몹시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정신적으로 느끼는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그림 같았습니다. 

This is what the State mental Hospital looks like! , 1924-1929 by Patient 32

위에 그림은 1924년 잘츠부르크의 정신병원에 있던 환자가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몸을 틀어내는 기계는 환자가 정신병원 안에서 느끼는 속박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Untitled(Man from behind)., around 1940, by Charles D.

위에 그림도 남자는 앞을 향해 앉아 있지만 영혼은 희미하게 뒤를 돌아 보는 듯 합니다. 

 

Here is Stting an Interne / Beginning Newspaper Adulation, 1912, by Josef Karl Rädler

요제프 칼 래들러(Josef Karl Rädler)는 그의 인생 말년 25년 동안을 정신병원에서 머물며 4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정신병원에 오기 전에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한눈에 봐도 프로 화가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A German Bohemian Housepainter, 1904 by Josef Karl Rädler

   

 

 

 

정신질환 환자들의 예술에 관한 책도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정신질환은 눈에 보이지 않고, 환자의 행동과 말로 그 징후를 확인 할 수 있는데, 그림은 그들의 정신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습니다.

다른 특별전은 오토 찌트코(Otto Zitko)라는 화가의 특별전이었습니다. 그의 그림들은 낙서같이 무질서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유화는 심미적으로는 좀더 아름답고 무질서함을 덜하지만 그림표면이 매우 두껍고 거칠었습니다. 전체적으로 Otto Zitko의 그림들은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특별전을 다 보고 나서 상설전을 보았습니다.  상설전이니 작년 말에 와서 본 것과 같았습니다.

Female Head, 1917, Gustiv Klimt

클림트의 작품도 한점 있었습니다.  아래 콜라쥬는 클림트 특유의 색상 분위기가 났는데, 클림트의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Floating Woman, 1908, Leopld Forstner
Double Protrait, 1913, Egon Schiele

에곤 쉴레와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도 한점씩 있었습니다. 오스카 코코슈카의 그림은 린츠 도나우 강의 풍경을 그린 거라 더 의미가 있네요.

Linz Landscape, 1955, Oskar Kokoschka
Marilyn, 1967, by Andy Warhol

한눈에 딱봐도 앤디 워홀이죠. 앤디 워홀 작품도 한점 있었습니다.

흑백 사진들도 있었고, 설치 미술 작품도 있었습니다.

가을에 특별전이 바뀌면 또 다시 와 보아야겠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지난 2월 봄날씨 같았던 일요일에 린츠(Linz)에 있는 란데스갤러리(Landesgalerie)에 다녀왔었습니다. 란데스갤러리는 1895년에 위의 사진과 같은 노란색 건물인 프란시스코-카롤리눔(Francisco-Crolinum)이라는 건물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고풍스럽고 아름답습니다.





란데스갤러리는 타우벤마크트(Taubenmarkt)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개관시간
  • 화,수,금,토,일요일, 공휴일인 월요일, 1월 6일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목요일 :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 월요일(공휴일이 아닌 경우) , 11월 1일, 12월 24일, 12월 25일, 12월 21일: 휴관
  • 1월 1일 :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
  • 성인 : 6.5유로
  • 아동, 청소년 : 4.5유로 
  • 만 6세이하 아동, 8인 이상 아동 그룹 : 무료
  • 매월 첫번째 일요일 : 무료

그 외에도 다양한 조건과 가격으로 입장료가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린츠 문화 연회원 카드(Linz-Kurturcard-365)를 구입했기 때문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연회원 카드는 첫해에는 49유로, 이듬해부터는 39유로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카드로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 렌토스 예술 박물관(Lentos Kunstmuseum) 등 12개의 박물관을 무제한 무료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에 한번씩 갈 생각으로 이 카드를 구입했습니다. 몇 달후면 열리는 전시회가 바뀌기도 하니까 그렇게 해서 1년에 각 박물관, 갤러리 들을 두번 정도씩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구요.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정원에 오른쪽 사진처럼 조형물이 있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은 아달베르트 슈티프터(Adalbert Stifter)라는 오스트라의 고전 소설가 입니다. 말풍선으로 그가 남긴 격언들이 쓰여 있었습니다.


"Der wahre Künstler stellt sich die Frage gar nicht, ob sein Werk verstanden werden wird oder nicht"

-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이 이해 될 것인지 아닌지 절대 스스로 묻지 않는다.


"Alles, was mir von meinem Arbeiten nicht gefällt, verbrenne ich"

- 내가 일한 것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들을 나는 불태운다.


"Die Seele muss schaffen, das Auge soll ihr dienen"

- 영혼이 창조해야 하고, 눈은 그것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그의 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고 잘 알지 못하지만, 위의 격언으로 보면 꽤나 고집이 센 소설가 였을 것 같습니다.








제가 간 날에는 메인이 허버트 폴베어거(Herbert Polberger)라는 화가의 전시회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2019년 5월 26일까지 열립니다.)




허버트 폴베어거는 전에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1902년에 오스트리아의 벨즈(Wels)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파리, 비엔나, 베를린, 짤츠부르크, 린츠, 함부르크, 뮌헨, 쾰른, 슈투트가르트 등 각지 에서 주로 무대 및 영화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고 1977년에 뮌헨(München)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살면서 거의 170편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위해 디자이너로 일했다고 합니다.



먼저 그가 디자인했던 무대, 영화 의상들입니다. 














170여편의 연극, 영화, 오페라의 무대 의상을 디자인했기 때문에 그가 남긴 자료가 방대합니다.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도 더 많은 데 블로그에는 분량삭 다 올리지 않았습니다. 장르 또한 다양해 보입니다. 전시회에는 훨씬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오페라, 연극 무대를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무대, 영화 의상보다는 많지는 않지만 유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Before Showcase, 1928

쇼케이스가 시작하기 전에





Selbstbildnis mit ophtalmologischen Lehrmodellen, vermuttlich vor Nev 1929
안구 모델과 함께 그린 자화상, 1929년 그린 것으로 추정

그가 베를린에 있동안 당시 2차 세계 대전 시기였습니다.  1943년 베를린 폭격을 경험한 뒤, 전쟁 이후까지 약 60점 넘게 전쟁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 그림들에서 전쟁의 참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Adam und Eva

아담과 이브





일생동안 다양한 장르와 주제로 남긴 그의 작품들을 보며, 정말 부지런히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리며 삶을 살다 간 것 같습니다. 사실 산책하는 겸 갔다가 예상치 못하게 흥미롭고 아름다운 미술 작품들을 보고 오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다시한번 보러가고 싶은 전시회였습니다.




반응형
반응형



지난 주말에는 린츠 근교에 있는 푀스트링스베어크(Pöstlingsberg)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린츠 시내에서 멀리 올려다 보이는 푀스트링베어크를 보면 서 언젠가 가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봄이 되길 기다렸습니다. 이유는 그로텐반(Grottenbahn)이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전야와 아드벤트를 제외하고는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그로텐반은 계절마다 오픈시간이 다릅니다.
  • 봄(3, 4, 5월) :  오전 10시 부터 오후 5시까지
  • 여름(6, 7, 8월):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 가을(9, 10월 그리고 11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 강림절 일요일(Adventsonntage)과 12월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 12월 2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 그 외에는 문을 닫습니다.

입장료는 ,
  • 성인 : 5유로
  • 아동 : 3.3유로
  • 가족(성인 2인 + 아동 및 청소년(만2-15세) 2인) : 14.9유로
    • 위의 가족 티켓에 아동 한명이 추가될 때 한명당 1.4유로
  • 10인 이상 단체
    • 성인 1인당 4.4유로
    • 아동 및 청소년(만 2-15): 2.7유로

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저는 트램을 타고 갔습니다. 기차안은 나무소재로 만들어져 여느 트램과는 달라 어딘가로 여행가는 느낌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푀스트링스베어크로 가는 트램은 Hauptplatz 역에서 출발합니다. 트램은 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티켓은  3가지 종류가 있는데( https://www.linzag.at/portal/de/privatkunden/unterwegs/tickets___tarife/tickets_poestlingbergbahn)

  • Berg - oder Talfahrt(베어그 오더 탈파르트) 티켓은 푀스링스베어크에 한번 가거나 또는 다시 돌아오는데 쓸 수 있는 티켓입니다. 성인 3.9유로, 할인 2유로(아동, 청소는, 시니어 등등)입니다. 만 6세이하 2명의 아동까지 무료로 동행할 수 있습니다.
  • Berg- und Talfahrt(베어그 운트 탈파르트) 티켓은 한번 왕복하는데 쓸 수 있는 티켓입니다.  성인 6.4유로, 할인 3.2유로 입니다. 역시 만 6세이하 2명의 아동까지 무료로 동행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번가면 다시 돌아올테니까 편도 티켓을 두번사는 것보다 왕복티켓을 사는 것이 저렴하죠.
  • Elebnisticket(에어레브니스티켓, 체험티켓): 푀스트링베어크를 한번 왕복할 수 있고 거기에 린츠 중심지에 속하는 모든 Linz AG의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성인은 9.7유로, 아동은 4.9유로 입니다. 역시 만 6세이하 2명의 아동까지 무료로 동행할 수 있습니다.

푀스트링스베어크까지 가는 티켓이 저는 다소 비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왕이면 가는 김에 그로텐반까지 보고 오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봄이 되어서 갔습니다.

Berg(산)란 단어가 붙은 것 처럼 푀스트링스베어크는 산입니다. 해발 539미터로 높은 산은 아니기도 하지만 산을 둘러서 주택지가 형성되어있다보니 산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될지는 않았습니다. 린츠 도심지에는 오스트리아와 독일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라 형식의 다세대 주택이 많습니다. 푀스트링스베어크는 클래식한 느낌의 전통가옥과 모던한 느낌의 신식 주택도 많아서 이색적이었습니다. 트램으로 20분을 달리니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날이 흐렸는데 점심을 먹고 나서 트램을 타고 도착하니 날씨가 마침 개어 있었습니다. 린츠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만큼 전망이 좋습니다.  하늘도 파랗고 공기도 상쾌했습니다. 린츠는 아무래도 오스트리아에서 산업도시이다 보니 다른 도시에 비해 네모진 건물이 더 많아 보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악단이 연주하는 듯한 음악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사진에서 보이는 푀스트링스베어크교회(Pöstlingsbergkirche)에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교회 안을 구경해보고 싶긴 했지만 결혼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교회 앞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결혼식인데 로맨틱한 음악이라기 보다는 행진곡에 가깝게 들렸는데 그것이 결혼식 음악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 남산타워에도 연인이 사랑의 증표로 자물쇠를 채워놓는 것 처럼 유럽에서도 크고 작은 여행지에 가면 이름과 하트 모양을 새겨놓은 자물쇠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참을 둘러본후 그로텐반으로 향했습니다. 동화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노인 난쟁이가 엄지 손가락으로 가야하는 방향을 가리팁니다. 




그로텐반은 큰 원형으로된 건물안에 있습니다. 문을 들어서니 동굴 느낌에 원형의 철로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로텐(Grotten)은 동굴을 의미하고, 반(Bahn)은 기차를 뜻합니다. 그로텐반은 1906년 8월에  "푀스트링스 베어크에 있는 전기 타워기차(Elektrische Turmbahn am Pöstlingsberg)" 으로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전기로 구동되는 기차라 이렇게나 오래전에 지어졌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역사가 깊습니다. 





용 모양의 기차에 올라타면 먼저 한바퀴를 돌며 오른쪽에 전시된 아기자기한 난쟁이 크리스탈 광산 마을의 장식들을 보게 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면 또 한바퀴를 돌게 되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불빛이 꺼지고 왼쪽 불이 켜지면서 다른 편에 전시된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한바퀴를 더 돌게 되는데 이번에는 모든 불이 켜지면서 전에 어둠으로 가려져있던 모든 장식까지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로텐반을 세바퀴 돌고 끝이 나면 다음에는 지하로 내려가게 됩니다. 지하입구를 라푼젤이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에는 아래 사진처럼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린츠 시내의 하웁트 플라츠를 미니어처로 옮겨 놓았습니다. 상가 이름들도 실제로 하웁트플라츠에 있는 것들 입니다.  





그리고 건물 사이사이에는 아래 사진처럼 동화의 한 장면을 그대로 아기자기 하게 꾸며 놓았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조명이 켜지면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헨젤과 그레텔


장화신은 고양이




개구리 왕자



이외에도 약 10개 정되는 장면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모처럼 봄을 맞이해서 올라간 푀스트링스베어크에서 린츠 시내 전망도 보고, 그로텐반에서 작은 동화 세상도 경험하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